1683년, 한 수학자의 질문
스위스의 수학자 야코프 베르누이는 복리를 들여다보다 이런 생각을 합니다.
“이자를 더 자주 붙여주면 돈은 얼마나 더 불어날까?”
실험을 간단하게 만들기 위해 아주 극단적인 조건을 잡았어요. 원금 1원, 연이율 100%, 기간 1년.
쪼개볼까요
1년에 한 번 이자를 준다면 결과는 뻔합니다. 1원 → 2원.
그럼 6개월마다 50%씩 두 번 주면요? 1 × 1.5 × 1.5 = 2.25원. 더 늘었어요!
더 잘게 쪼개면 계속 늘어날 것 같죠. 실제로 계산해보면 이렇게 됩니다.
| 이자 주기 | 횟수 | 1년 뒤 |
|---|---|---|
| 1년에 1번 | 1 | 2.000000 |
| 6개월마다 | 2 | 2.250000 |
| 분기마다 | 4 | 2.441406 |
| 매월 | 12 | 2.613035 |
| 매일 | 365 | 2.714567 |
| 매시간 | 8,760 | 2.718127 |
| 무한히 | ∞ | 2.718282… |
여기서 반전이 일어납니다
분명히 계속 늘어나긴 하는데, 늘어나는 속도가 급격히 줄어들어요. 매월에서 매일로 바꿔도 0.1밖에 안 늘고, 매시간으로 바꿔도 소수점 셋째 자리가 겨우 움직입니다.
아무리 잘게 쪼개도 2.718282…를 절대 넘지 못해요. 보이지 않는 천장이 있는 겁니다.
이 천장이 바로 자연상수 e예요.
e = limn→∞ (1 + 1/n)n = 2.718281828…
베르누이는 이 값이 2와 3 사이 어딘가라는 것까지 알아냈어요. 정확한 값을 계산하고 e라는 이름을 붙인 건 훗날 레온하르트 오일러였습니다.
그래서 실생활에서는
이 발견에는 아주 현실적인 교훈이 들어 있어요.
“일 복리가 월 복리보다 좋긴 한데, 생각만큼 크게 좋지는 않다.”
연 5% 상품에서 월 복리를 일 복리로 바꿔봐야 차이는 0.01%p 수준이에요. 광고에서 ‘일 복리’를 크게 내세우더라도, 실제로 통장을 가르는 건 이자율 자체와 기간입니다.
이자를 무한히 쪼갠 상태를 연속복리라고 부르고, 이때 원리금은 이렇게 계산돼요.
A = P × ert
금융공학에서 옵션 가격을 매길 때 쓰는 그 공식들이 하나같이 e를 달고 다니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.
돈 계산에서 태어난 숫자
e는 원주율 π와 함께 수학에서 가장 중요한 상수로 꼽혀요. 미적분, 확률, 물리, 인구 증가, 방사성 붕괴 어디에나 등장합니다.
그런 숫자의 출발점이 “이자를 더 자주 주면 얼마나 이득이지?”라는, 지극히 세속적인 질문이었다는 게 재미있는 대목이에요.
본문의 수치는 (1 + 1/n)n 을 직접 계산한 값이에요. 실제 금융상품의 이자는 세금·수수료·이자 계산 방식에 따라 달라지니 계산기로 확인하세요.
