높이가 다른 생일 초 세 개가 꽂힌 케이크
한국인은 만·연·세는나이, 세 개의 나이를 가졌던 시절이 있어요.
계산기 이야기

한국인은
나이가 3개였다

같은 날 태어난 같은 사람인데, 나이가 20살이자 21살이자 22살이던 시절 이야기

한 사람, 세 개의 나이

2002년 12월 31일에 태어난 사람이 있다고 해볼게요. 2023년 6월 25일 기준으로 이 사람의 나이는 몇 살일까요?

계산법방식나이
만 나이생일이 지날 때마다 +1 (태어나면 0살)20세
연 나이현재 연도 − 태어난 연도21세
세는 나이태어나면 1살, 해가 바뀌면 +122세

전부 틀린 답이 아니었어요. 세 가지가 상황에 따라 동시에 쓰였거든요. 12월 31일생은 태어난 지 이틀 만에 세는나이로 두 살이 되는 일도 벌어졌고요.

왜 이렇게 됐을까 — 솔직히 확실하지 않아요

세는나이의 기원에 대해서는 여러 설명이 돌아다녀요. “뱃속에 있던 기간을 한 살로 쳤다”는 이야기가 가장 유명하죠.

다만 이 설명이 사실이라는 확실한 근거는 없습니다. 세는나이는 한국만이 아니라 중국·일본·베트남 등 동아시아에서 두루 쓰이던 방식이고, 기원에 대해서는 학자들 사이에서도 정설이 없어요. 어디선가 단정적으로 설명하는 글을 보더라도, 여러 가설 중 하나로 받아들이는 게 정확합니다.

분명한 건 주변 나라들이 근대화를 거치며 만 나이로 갈아탔고, 한국이 일상에서 가장 오래 세는나이를 붙들고 있었다는 점이에요.

2023년 6월 28일, 정리에 들어갑니다

이날 ‘만 나이 통일법’이 시행됐어요. 핵심은 간단합니다.

법령·계약서·공문서에 그냥 “나이”라고 적혀 있으면,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만 나이로 해석한다.

목적은 분쟁을 줄이는 것이었어요. 계약서의 ‘30세’가 만 나이인지 세는나이인지에 따라 보험금이나 계약 조건이 갈리는 일이 실제로 있었거든요.

그런데 다 바뀐 건 아니에요

여기가 사람들이 가장 많이 헷갈리는 부분입니다. 일부 분야는 지금도 ‘연 나이’를 씁니다.

“만 나이로 통일됐으니 생일 지나야 술 살 수 있는 거 아니야?”라는 오해가 여기서 나와요. 아닙니다. 이 두 분야는 예전 그대로예요.

그래서 지금은

서류는 만 나이로 정리됐지만, “몇 살이세요?”라는 일상 대화에서는 여전히 세는나이가 오갑니다. 평(坪)이 법에서 사라지고도 대화에는 남은 것과 비슷해요.

법은 문서를 바꿀 수 있어도, 사람들이 서로를 부르는 방식까지 바꾸지는 못하는 모양입니다.

참고 자료

· 법제처 — 만 나이 통일
·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— 만 나이 통일법 시행

개별 법령의 나이 기준은 이후 개정될 수 있어요. 중요한 판단이 걸린 일이라면 해당 기관의 최신 안내를 확인하세요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