파이가 뭐였더라
파이(π)는 원의 둘레 ÷ 지름이에요. 원이 아무리 크든 작든, 둘레를 지름으로 나누면 항상 3.14159…가 나와요. 이 신기한 일정함이 파이예요.
그런데 이 숫자엔 의외의 사연이 잔뜩 있어요.
2200년 전, 아르키메데스의 노가다
파이를 처음 제대로 계산한 사람은 고대 그리스의 아르키메데스(기원전 287~212년)예요. 계산기도 없던 시절, 그는 기발한 방법을 썼어요.
원 안쪽과 바깥쪽에 다각형을 그린 거예요. 원은 곡선이라 둘레를 재기 어렵지만, 다각형은 직선이라 잴 수 있으니까요.
- 원 안에 든 다각형 둘레 < 원 둘레 < 원 밖을 감싼 다각형 둘레
- 다각형의 변을 늘릴수록 → 원에 점점 가까워짐
그는 무려 96각형까지 손으로 계산해서, 파이가 3.1408과 3.1429 사이라는 걸 알아냈어요. 지금 값(3.14159)과 거의 맞죠. 계산기 없이 손으로요.
그런데 2000년간 'π' 라는 이름이 없었어요
여기가 반전이에요. 아르키메데스가 이 숫자를 계산한 뒤로도, 약 2000년 동안 이 숫자엔 이름이 없었어요. 그냥 "원의 둘레와 지름의 비"라고 길게 불렀죠.
π라는 기호를 처음 쓴 건 1706년, 영국 수학자 윌리엄 존스였어요. 그리스어로 '둘레(περίμετρος)' 의 첫 글자를 딴 거예요. 그리고 이걸 유명하게 만든 건 수학자 오일러였고요.
2200년 된 숫자인데, 우리가 아는 그 이름 'π' 는 겨우 300년밖에 안 됐다는 거예요.
3월 14일이 '파이의 날' 이 된 이유
파이는 3.14로 시작하죠. 그래서 3월 14일(3/14)이 '파이의 날' 이 됐어요.
이 기념일을 처음 만든 건 1988년,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한 과학관 물리학자 래리 쇼였어요. 동료들과 파이(π)를 먹으며 원 모양 전시물 주위를 도는, 소소한 장난 같은 행사였죠. (영어로 원주율 파이 π와 먹는 파이 pie의 발음이 같아요.)
이게 점점 퍼져서, 2009년엔 미국 의회가 공식 '파이의 날' 로 지정했어요.
덤 — 아인슈타인도 이날 태어났어요
재밌는 우연이 하나 더 있어요. 3월 14일은 아인슈타인의 생일이기도 해요. 물리학의 상징 같은 사람이 하필 파이의 날에 태어난 거죠.
그래서 이날은 수학·과학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두 배로 특별한 날이 됐어요. 원 하나에서 시작한 숫자가, 2200년을 건너 파이를 먹는 축제가 되기까지 — 3.14 뒤엔 생각보다 긴 이야기가 있어요.
참고 자료
